부산 민주공원 겹벚꽃 그리고 고양이
부산 민주공원 겹벚꽃이 만발했다. 일반 벚꽃이 지고 나면 연이어 진한 분홍의 빛을 내며 겹벚꽃이 피어난다. 일반 벚꽃은 잎이 나기 전 피고 떨어진다. 하지만 겹벚꽃은 잎과 함께 피어나 진다. 피는 기간도 다른다. 일반 벚꽃은 5일 정도 만개를 하다 순식간에 사라진다. 그래서 조금이라도 늦으면 볼 수가 없다. 하지만 겹벚꽃은 친절하게 보름은 넉넉히 기다려 준다. 물론 화사함의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.
부산의 벚꽃으로 유명한 민주공원과 유엔공원은 아래의 글에 담았다.
겹벚꽃을 보러 갔지만 나를 행복하게 한 건 민주공원의 고양이들이다. 전혀 기대하지 않았지만. 행운은 뜻밖에 찾아 오는 법이다. 벚꽃을 보고 주변을 산책하기 위해 걸었다. 그런데 저기 고양이 식빵을 굽고 있다. 발자국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든다.
좀 더 가니 고양이 두 마리가 먹을 것을 찾다. 방금 누가 고기를 주고 갔는지 새끼 고양이 먹더니 더 큰 고양이도 같이 먹는다. 하지만 양이 적었든지 계속 주변을 서성인다. 고양이 사료를 가져올 걸 후회해도 늦다. 그냥 바라만 보았다.
좀 더 걸으니 숲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보며 야옹 거린다. 갑자기 나에게 다가오더니 획 지나간다. 아마도 먹을 것이 없는 줄 알고 돌아선 듯싶다. 저 시크한 표정. 호랑이 줄무니 고양이들은 친근감도 있지만 시크하기도 하다. 대부분 수컷이라 그런가?
고양이 표정이 "너 다음에 냠냠이 안 가져오면 죽어!" 딱 그 표정이다. 고양이 조폭이다.
몇 걸음 더 가니 또 한 마리. 나무 밑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다. 한쪽 눈이 아픈가 보다. 보물섬의 왜꾸눈 선장을 닮았다. 귀가 잘린 것을 보니 주성화 수술을 한 모양이다.
겹벚꽃 사이로 북항 대교가 보인다. 황사가 유난히 심하다. 부산까지 황사가 쫓아오다니 갑자기 답답해진다.
사진의 완성은 고양이다. 민주공원에서 고양이를 보고 아름다운 풍경을 담았다.
댓글